[짧은 언어 상식] 미국 말고 다른 나라에서는 파인애플을 '이렇게' 부른다고?
안녕하세요, 이 카테고리는 여러분들이 재미있고 신기한 언어 상식을 얻을 수 있는 [짧은 언어 상식]입니다. [짧은 언어 상식]에서는 가볍게 다루기 좋은, 언어에 관련된 정보들을 모아서 단편 형식으로 글을 쓰려고 합니다. 그럼 첫번째 언어 상식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.
여러분 모두 이 과일을 드셔보셨을 겁니다. 파인애플이라고 부르죠. 그리고 이 과일의 이름이 영어에서 차용한 단어라는 것도 손쉽게 유추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. 그런데, 영어를 제외한 거의 모든 언어에서 이 과일을 전혀 다른 단어로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? 전세계의 수많은 주요 언어 중, 오직 영어, 한국어, 일본어에서만 'Pineapple'이라는 단어가 쓰입니다. 한국과 일본에서는 미국을 통해 파인애플을 접했으니 이 경우는 그리 놀라운 현상은 아니지만, 수많은 서양 국가들 중 영미권에서만 파인애플이라는 단어를 쓴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집니다. 그렇다면, 과연 다른 나라들이 쓰고 있는 그 단어는 무엇일까요? 다음 지도를 보시죠.
그 단어는, 바로 ananas 입니다.
유럽 지도에서 보시듯이, 영국과 아일랜드, 그리고 스페인 을 제외한 거의 모든 국가에서 파인애플을 'ananas'라고 부릅니다. 정말 신기하죠. 웬만한 유럽 언어들은 어원을 공유하고 있어서 pineapple(ananas)이란 단어를 같거나 비슷하게 발음할 것이라 생각했는데, 왜 하필 영어와 스페인어에서만 생뚱맞은 단어로 표현하는 것일까요? 각 단어들의 어원부터 차근차근 알아보겠습니다.
첫번째로, 영어 단어 pineapple을 이해하려면 솔방울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아야 합니다. 놀랍게도, 14세기부터 솔방울은 pineapple이라고 불렸습니다. 그 이유는 고대 라틴어의 관습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. 라틴어에서는 낯선 과일에 이름을 붙일 때 apple을 자주 사용했습니다. 예를 들어 복숭아(peach)는 persicum, 즉 '페르시아의 apple'이라 불렸다고 합니다. 그래서 소나무(pine apple)의 열매인 솔방울에 pineapple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지요. 그러다가, 솔방울은 18세기 즈음부터 pine cone으로 불리기 시작하고, 그것이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옵니다.
이제 과일 파인애플은 언제 그 이름을 가졌는지 살펴보겠습니다. 1624년, 영국의 탐험가 존 스미스(John Smith) 선장은 이 과일을 발견합니다. 그러고선 솔방울을 닮았다 하여 pineapple이라고 이름지었지요. 그런데 문제는, 영어에 이미 이 과일을 칭하는 ananas라는 단어가 있었지만, 존 스미스 선장은 이를 몰랐던 것입니다.
이 문제를 다루기 전, 우선은 ananas의 어원을 먼저 알아보겠습니다. 프랑스의 학자이자 탐험가 앙드레 테벳(André Thevet)에 따르면, 이 단어는 투피어 nanas에서 유래했는데, 이는 '훌륭한 과일'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. 그리고 이 단어는 독일어, 프랑스어, 러시아어 등 여러 국가의 언어에서 자리잡게 됩니다. 이 점을 종합해보았을 때,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. 유럽에는 이미 ananas라는 단어가 존재했지만, 영어에서는 pineapple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졌고, 이것이 영어에서 더 많이 쓰이게 되어서 현재와 같은 상태가 된 것입니다.
세번째로 스페인어에서의 piña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알아보면서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. 이 단어도 영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솔방울을 닮아서 지어진 이름입니다. 콜럼버스가 항해 중 해당 과일을 발견하고, 이를 piña de Indes, 즉 인도의 솔방울이라고 이름지은 데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. 이것이 굳어져서 현재의 스페인어 단어 piña가 되었다고 합니다.
이상으로 첫번째 [짧은 언어 상식]을 마치겠습니다. 앞으로도 재밌고 흥미로운 언어 상식들을 짧게 소개해드리려고 하니,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. 감사합니다.
참고자료:
https://www.merriam-webster.com/words-at-play/word-history-pineapple